미국 해군사관학교가 흑인 여성 학생인 시드니 바버가 학생들의 지도자 역할을 맡을 거라고 발표했다. 흑인 여성이 이 자리에 서는 것은 175년 역사상 처음이다. 미국 해군사관학교에 흑인 여성으로 처음 입학하고 졸업한 사람은 제이니 마인즈로 1980년에 졸업했다. 마인즈는 해군 비서의 참모로도 근무했으며 현재 경영 컨설턴트를 맡고 있다.
우리 자녀들도 각자의 달란트를 발견하고
어려운 삶 가운데 빛나는 보배로 자라길.. 기도하며..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아나폴리스'로 불리는 해군사관학교 '에어포스' 공군사관학교는 매년 교육 전문지에서 발표하는 최우수 대학 순위에 이름을 올린다. 쟁쟁한 사립 및 주립대학들을 따돌리고 항상 높은 평가를 받는 이들 사관학교의 신입생 선발 과정은 아이비리그 못지 않게 까다롭다. 특히 성적 외에도 지원자의 인성과 도덕성 리더십 체력까지 심사하기 때문에 합격자들은 실력을 인정받는다.
미국의 사관학교는 모두 5곳이다. 육.해.공군사관학교 외에 해안경비대사관학교 해양사관학교가 있다. 가장 오래된 학교는 1802년 설립된 육군 웨스트포인트다. 그 뒤로 해군사관학교(1845년) 공군사관학교(1954년)에 이어 해안경비대사관학교(1876년)상선사관학교(1943)순으로 문을 열었다. 이들 학교는 모두 학비가 없다. 기숙사도 무료로 제공된다. 입학한 날부터 책값과 용돈 명목으로 매달 장학금이 지급된다.
지난해 1만5699명의 지원자 중 11% 뿐인 1426명만 합격 통보를 받을만큼 깐깐한 해군사관학교는 워싱턴 DC에서 동쪽으로 33마일 볼티모어에서 동남쪽으로 30마일 떨어진 메릴랜드의 주도 아나폴리스에 있다. 등록생(1194명)의 70%가 남학생으로 여학생 비율은 육사보다 높다. 전체 입학생의 72%가 백인이지만 아시안 학생도 9%를 차지해 인종간 다양성이 좀 더 넓다.
생도는 '미드맨십'으로 부르는데 이는 해군의 정식 계급이다. 생도들은 공학 과학 수학 인류학 사회과학 등 다방면의 교육을 받지만 특별히 미래 해군 기술 개발을 위해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에 더 비중을 둔 커리큘럼을 배운다. 여름에는 교육용 함선에 직접 승선하여 경험을 쌓는다. 임관된 후에도 관련 분야에 적응을 빨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미국에서 여성이 해군사관학교에 입학이 허락된 건 1976년부터다. 최초의 해군사관학교 여성 리더는 1991년에 탄생했지만 흑인 여성이 이 자리에 서는 건 이번이 최초다. 무려 40년이나 걸린 셈이다. 바버는 16번째 여성 리더가 됐다.
미국 해군은 6월 군내 인종차별, 성차별 등 모든 차별에 대처하기 위한 전담팀을 창단했다고 발표했다. 차별 해소는 사관학교뿐 아니라 전체 해군 내에서도 큰 과제다. 뉴욕타임즈는 이 팀에서 임원을 맡은 대학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사관학교에서 흑인 여성이 최고책임자로 선출되기까지 엄청나게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해군이 소수자 지원자를 리더의 자리에 선출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